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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미래가 그립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미래란 공상 속에 있는 것이었다. 미래는 느긋하게 찾아오기로 한 것이었다. 갑자기 쥬라식 파크의 공룡이 만들어질 리도 없었고, 갑자기 화성 탐사를 갈 수도 없었다. 미래란 그렇게 천천히 찾아오기로 한 상상 저편의 시기였다. 그런데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미래의 한가운데에 서 있었다. 어느덧 현재의 우리는 과거의 우리가 생각지도 못했던 또 다른 미래를, 지금 바로 오늘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스마트폰은, 인터넷은 웹은 과거의 우리가 상상했던 미래상보다 더 급진적이다. TV 만화에도 공상과학소설에도 창밖을 보기보다는 손바닥 안의 창 안을 보는 일이 더 많은 주인공들은 나오지 않았다. 그 작은 창 안에 친구들이 있고 직업이 있고 즐거움이 있고, 아니 , 내 내 삶의 모든 것이 들어 있다. 적어도 IT에 관해서는 공상과학이 무의미한 시대가 되어버렸다. 공상을 하 시간에 IT는 미래를 만들어버렸기 때문이다. 그것이 IT의 힘이라면 힘이었다. 타임머신도, 광속 우주여행도 만들어지지는 않았지만, 그보다 더 충격적인 변화가 우리의 일상을 파고들고 있다. 지금까지의 인류가 만들어온 질서를 네트워크를 통해 하나하나 재정의해가고 있는 사회 문화적 면모는, 과거에는 예측하지 못한 미래였다. 인간이 거대 기계의 부속이 되어가는 디스토피아 공상과학소설이야 있었지만, 인간 스스로의 선택과 행동으로 기꺼이 거대 네트워크의 말단으로 길들여져 가다니. 컴퓨터와 웹과 스마트폰 덕에 일을 하는 의미도 과정도 바뀌었고,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도 바뀌어간다. 이는 지금까지의 평온한 일상과 종래의 방식으로 꿈꾸던 내일이 흔들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뜻햇다. 우리의 일터를 바꾸고, 사회를 바꾸고, 관계를 바꿔버렸다. 모든 사라만상 앞에 스마트가 붙는 시대, 문제는 우리 스스로는 그렇게 스마트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는 데 있었다. 스마트한 변화 속에서 스마트해지지 않은 것은 우리뿐이었다.변화로부터 안전한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전 세계는 전자적으로 평평하게 연결되어 기회는 격차는 사그라져갔다. 그 평평해진 공간속은 내가 하기 싫은 일을 더 저렴하게 해주겠다며 기회를 절실히 탐내는 이들로 넘쳐났다. 우리는 기회를 잃었지만, IT의 힘은 제3세계의 어딘가에서 기회를 꿈꾸게 하였다. 세계는 그렇게 정말로평평해져갔다. 고용 없는 성장의 주범으로 이 IT의 변화를 손꼽은 정권도 있었지만, 이를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은 누구도 모른다. 신세계를 펼쳐줄 판도라의 상자는 이미 열려버린 것이다. IT에는 힘이 있다. 그것은 바로 현실 곳곳에 놓여 있던 모든 벽을 걷어낼 힘 모든 격차를 평평하게 만드는 힘 그리고 다시 그 안에서 굴곡을 만들고 경사를 지게 해 새로운 흐름을 만드는 힘이다 이 힘은 사람들이 가진 아이디어의 수만큼이나 다양한 방식으로 꿈틀대며 내일을 향해 흐르고 있다. 때문에 IT에는 긍정의 에너지가 녹아 있기 마련이고 그것은 많은 열정가들이 몰려든 이유이기도 하다 동시에 IT는 우리를 궁지에 몰기도 한다 IT가 없었다면 지킬 수 있었던 평온한 일상 사소한 사치는 급변하는 환경속에서 정처를 잃고 휩쓸려버리기도 한다 이제 더 이상 IT는 단일 산업 분야의 이야기가 아니다 IT는 공상품을 만들고 그것을 판면 그만인 제조업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정치 사회 경제 문화의 모든 면을 그 근간부터 흔들기 시작한 저변의 문제 즉 플랫폼의 이야기가 되고 있다 미래란 찾아오기를 기다려야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이라도 스스로 구현해서 실행해버릴 수 있을을 적어도 이런 일이 가능한 자유로운 공간이 존재한다는 것을 IT는 증명해버렸다. 요즈음 우리는 깊어가는 불황과 혼돈 속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과 대치하고 있다. 그렇지만 미래란 지금 만들어버릴 수 있다는 용기 이런 능동의 감각이 개인과 사회의 전략에도 요구되고 있다 우리에게 IT란 무엇인가 IT에 의미가 있다면 의미를 줄 수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이 책을 통해 IT 그 존재는 무슨 의미인지 그리고 왜 이 IT를 놓고 참여자와 조정자 등 배후의 세력들이 그러한 행동을 했는지 그리고 IT 환경과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어떻게 걸어왔고 또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조망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