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각도기에 비유하면 젊은 시절은 각도기의 중심에 위치한다 각도기 중심 부근에서 각을 1도만 움직여도 목표 지점을 완전히 어긋나버린다 같은 1도라는 중심이 가까운 곳에서는 쉽게 이동할 수 있지만 중심에서 멀어지면 옮기기가 어렵다 1년이 지나고 10년 20년이 지난 어느 순간에는 1도를 움직이는 것이 불가능한 시점이 온다 젊은 시절은 인생 전체를 결정지을 수 있는 무샇ㄴ 선택의 갈림길에 놓여 있는 시점이다 스포츠 경기와 청춘의 공통점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설레고 기대된다 게다가 어려운 상황에서 넣은 골이라면 더욱 빛난다 인생에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젊음이 갖는 특권이다 하지만 선택은 고통스럽기도 하다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길을 선택해야 하고 뒤늦게 아니라고 생각해도 되돌아오기 힘들다는 것을 알기에 더욱 망설여진다 평생 어떤 일을 하며 살 것인가라는 직업 선택의 문제 앞에서는 모범생이 때론 열등생이 되기도 한다 외국어 고등학교에 다니며 공부를 곧잘 했던 동생과 조카가 정작 고 3이 돼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 되자 똑같이 방황하는 것을 보면서 나는 마음이 답답해졌다 동생은 피디가 되겠다고 큰소리 쳤지만 정작 피디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서라기보다는 막연한 환상을 품고 있는 듯했다 조카의 경우에는 더 실망스러워서 우등생이었던 조카는 수능 시험을 망친 뒤에는 되고 싶은 게 아무것도 없다며 진학할 대학을 찾는데 소극적이었다 자신이 평생 해야 할 일에 대해 공부하는 것은 영어 단어 하나 외우고 수학 문제 하나를 푸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하지만 실제로 학생들이 처한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뒤늦게 진로 선택을 놓고 갈팡질팡하는 수많은 동생과 조카들을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 나는 한때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기도 했고 15년 동안 기자로 일하며 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기에 나의 경험을 활용해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진로 지침서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옷을 살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무엇을까 최신 유행 가격 디자인 색깔 옷감 브랜드 등 여러가지 기준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옷을 고를 때 첫 번째 기준은 나에게 어울리는 옷인가 하는 것이다 직업 선택에서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나에게 잘 맞는가 하는 고민을 먼저 해야 할 것이다 어른들은 끊임없이 학생들에게 장래 희망을 묻고 꿈을 가지라고도 말한다 하지만 학생들은 꿈의 영역을 잘 모른다 수학을 전공하면 교사와 교수가 되는 진로가 있다는 정도이다 하지만 세계 금융 시장의 중심지인 윌스트리트에는 수천 명의 수학자가 있다 우주 공학의 산실인 나사에도 수학자 출신이 셀 수 없이 많다 수학을 전공했다고 해서 순수 학문의 길을 가는 학자보다는 증권이나 통계 우주 공학 등에서 연구하는 응용 수학자들이 더 많다 직업의 종류도 다양하다 오늘날 직업의 중류는 1만 2360가지나 된다 도대체 그 많은 직업을 어떻게 어디서부터 소개할까 집필에 앞서 먼저 고등학교 2학년 학생 235명을 설문 조사했다 학생들이 되고 싶은 직업은 70개가 넘고 관심있는 직업은 100개가 넘었다. 이 가운데 예술인처럼 특별한 재능이 중요해 일반화하기 힘든 직종 교사처럼 학생들이 잘 아는 직종을 제외하고 학생들이 관심을 가진 직업들 중 장래성이 높은 직업을 찾았다 최종적으로 열여섯 개 직업을 선택해 각 분야에서 성공한 인물들을 인터뷰했다 전기 작가처럼 직업을 매개로 각 인생의 전체적인 삶을 통찰하려고 노력했다 각 분에서 최고라 할 만한 사람들을 만나 무슨 일을 하는 지 자신의 자리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지 들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알고 싶어 하는 부분을 정말 현실적으로 쓰고자 노력했다 어떤 일을 하는지 연봉이 얼마인지 장래성은 어떤지 흥미가 있는지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지 어떻게 될 수 있는지 담았다 더불어 공식적자료와 전문가의 평가를 덧붙여 해당 직업에 대해 입체적으로 보여주고자 노력했다 진로 선택을 앞둔 사람들을 가장 힘들게 하고 불안하게 하는 건 자기가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떤 꿈을 가져야 할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직업을 선택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원하는 직업을 체험해 보고 그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 보는 것이다 회한은 자신이 살고 싶은 대로 살지 못할 때 생긴다 남들에게 보잘것없어 보이는 삶이라도 자신이 선택한 것이라면 만족감이 높다 인생에 서 가장 큰 불행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발견하지 못하는 것이고 두 번째로 큰 불행은 그 무엇을 너무 늦게 발견하는 것이다 진로 선택을 앞두고 있는 많은 이들이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통해 찬란한 미래라는 보석을 가다듬을 수 있기를 바란다
카테고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