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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다른 때로는 심각한 충돌을 야기할 수밖에 없는 배타적 개념들이 같은 범주 안에 태연히 공생하기도 한다 IT가 그렇다 IT속에서 우리는 적어도 세 가지의 배타적 세계관을 만난다 먼저 현실계의 IT 양복을 차려입은 컨설턴트에게 IT란 현실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비즈니스에 부가가치를 부여하며 경영위기를 혁신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도구다 ERP를 도입하고 프로세스를 모델링한다 IT는 설령 자신이 부품으로 소모되는 일이 있더라도 비즈니스의 동반자를 자처하며 현실을 강화하려 든다 IBM, 마이크로소프트, HP 등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벤더 업자가 주모자다 다음으로 이상계의 IT 청바지를 입은 웹기획자에게 IT란 우리 삶을 흉내 내기 위한 공간이다 그들은 웹의 이상을 떠벌리며 현실의 산업들을 대체할 시상적 세계를 꿈꾼..
들어가며 미래가 그립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미래란 공상 속에 있는 것이었다. 미래는 느긋하게 찾아오기로 한 것이었다. 갑자기 쥬라식 파크의 공룡이 만들어질 리도 없었고, 갑자기 화성 탐사를 갈 수도 없었다. 미래란 그렇게 천천히 찾아오기로 한 상상 저편의 시기였다. 그런데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미래의 한가운데에 서 있었다. 어느덧 현재의 우리는 과거의 우리가 생각지도 못했던 또 다른 미래를, 지금 바로 오늘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스마트폰은, 인터넷은 웹은 과거의 우리가 상상했던 미래상보다 더 급진적이다. TV 만화에도 공상과학소설에도 창밖을 보기보다는 손바닥 안의 창 안을 보는 일이 더 많은 주인공들은 나오지 않았다. 그 작은 창 안에 친구들이 있고 직업이 있고 즐거움이 있고..